구원

변상규 교수
2023-09-19 21:12:14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죄를 회개하고 멀리하며, 하나님을 믿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한다는 점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보니까 죄 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몇 가지만 퍼왔는데

1. 심지어 신문 사회 면에 나오는 범죄자들과 내가 얼마나 크게 다른지 모르겠네요

2. 저에게서 풍기는 지독한 죄의 냄새에 구역질을 느끼니 저만한 죄인도 세상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회개의 길을 중보자 되시는 주님이 열지 않으셨다면 천길 만길 시커먼 지옥이 마땅한 자입니다..

3. 숨 쉬는 거 빼곤, 다 죄 같습니다..

4. 네 저는 정말 먼지만도 못해서요...저를 왜 구원해주시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5. 지금은 내 자신을 두드려패고 싶을 정도로 역겹고 쓰레기같아요..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부터 이렇게 된것 같아요.

이 외에도 꽤 많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분들이 살인, 강간, 도적질 등 엄청난 죄를 지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수님을 의도적으로 대적하고 신성모독적인 행위(성령훼방죄 등)를 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냥 일상생활에서 짓는 사소한 죄에마저 지나치게 크게 반응하는것으로 보여저 질문을 드리게 되었는데요.

일상적인 평범한 죄들도 "나는 먼지만도 못한 존재다. 정말 역겹고 쓰레기같은 존재다. 죄의 냄새에 토악질이 난다."이런식으로까지 자책과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부인을 해야만 제대로 된 회개가 된건가요? 앞으로 죄 짓지 말고 말씀을 따라 살자, 뭐 이정도 가지고는 회개가 안 된 것인가요? 사소한 죄에 대해사도 "죄가 얼마나 더럽고 추악한지 깨닫지 못하면 넌 회개를 못한거야, 죄인됨을 뼈러지게 느끼지 못하면 넌 거듭나지 못한거야"이런식의 걱정이 되어서요.

..

데이빗 시맨즈의 저서 중 치유하시는 은혜 라는 명저가 있다. 모든 신앙인들이 반드시 보길 원하는 훌륭한 책이다.

이 책 첫머리에 이런 글이 있다. 시맨즈는 선교사 부모님을 따라 어린시절을 인도에서 보냈는데 어느 날 한 힌두교인이 시맨즈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네 기독교인들은 항상 죄책감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 같습니다"


시맨즈는 이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믿는 신앙이 너무 죄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신앙이 하나님의 은혜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은혜가 아닌 비(非)은혜 중심, 죄중심으로 치우친 것은 결코 성서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하는 내용이 치유하시는 은혜라는 책에 가득하다.


글 올려주신 분의 글 그대로 너무나 사소한 것으로 자신을 죄인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정말 훌륭한 신앙일까.

프로이트는 이런 점을 봐서인지 예수를 잘 믿으면 그 결과로 신경증 환자가 된다 라고 말한 것이다.


성서는 죄에 대한 자각이 고통스럽거나 아프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말씀하신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한다 라는 말씀이 있는데, 즉 죄에 대한 자각은 어두운 곳에 랜턴을 비추면 어두운 그것이 보여지는 것처럼 우리의 죄가 빛되신 하나님 앞에서 까발려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장발장이 형사에게 잡혀 성당에 왔을 때 자애로운 신부는 저 은촛대 은쟁반은 내가 선물로 준 것 인데 왜 이 사람을 끌고 왔느냐고 장발장을 괴롭히는 자베르 형사에게 면박을 준 것처럼 우리의 죄를 덮어주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럼 우리의 양심이 이 모든 것을 다시 보게 한다.


내가 이런 사랑 받을 자격없는 인생인데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큰 사랑을 주시는구나..여기서 만들어지는 것이 성서적 죄의식인 것이다. 무얼 잘못하면 즉시 벌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죄의식이 아니라 사랑받고 은혜입고 경험되어진 마음이 죄의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할수록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용서하고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내가 만든 하나님을 용서하고, 내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나와 같은 사람으로 품어줄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감시하는 CCTV 처럼 우리 잘못을 엿보다가 잘못을 저지른 순간 나타나 "너 죄짓고 있지!!"라고 지적질을 하는 신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건 오히려 사단이다.


문제는 하나님이 사람 A와 B를 동시에 용서하셨음에도 A는 죄의식없이 일상을 잘 살아가는데, 용서받았음에도 B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죄의식에 시달려산다면 이게 하나님 문제일까 그 사람 자신의 문제일까..


어린시절부터 많이 혼나고 자란 사람, 반복된 잔소리를 듣고 자란 사람, 엄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 사람보다 원칙이 중요하다고만 배운 사람들일수록 예수를 믿으면 잠시 구원받았다는 기쁨은 있으나 이후로 계속하여 이런 이상한 죄의식 의무감이 그를 새로운 율법처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서는 그냥 무얼 하라 하신 적이 없다. 오늘 일요일 교인들에게 주일인데 주일은 예배드리는 날이지만 일요일이니 무조건 예배드리라 하신 적이 없다. 일요일은 영적인 안식일이며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의미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주일이라는 날 자체가 우리에게 자유와 평안과 용서와 회복을 주는 축복의 날이 되는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예배가 되는 것이 옳지 일요일이 되었으니 무조건 교회나 성당가서 미사나 예배를 드려야만 된다..라는 말은 인간이 만든 강압적 율법이 되는 것이다.


남자가 어느 날 자기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면 이후에 하는 행동이 다 의무겠는가?

밥을 사고 영화를 보고 카페에 가고 꽃을 사주고 목걸이를 사주고 늘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그 행동이 의무겠는가.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다. 기독교는 하나님 자신이 사랑이시기에 사랑이 동기되지 않은 모든 행위는 하나님 보시기에 무의미할 뿐이다.


사소한 일로 자신을 죄인으로 낙인찍는 사람들이 많은데..과연 그런 행동이 정말 자신을 죄인으로 회개하여 그렇게 말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 혐오가 그런 식으로 드러난 것인지 다시 돌아볼 일이다.


나는 교인들에게 그런 말을 하곤 한다.

주일에 등산가는 사람, 놀러가는 사람, 집에서 쉬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데 주일에 교회나 성당에 가는 건 습관이어서가 아니라 등산가고 놀러가고 쉬러가는 것 보다 더 좋아서 더 즐거워서 교회에 가고 성당가야 옳은 것 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갔는데 예배나 미사가 가볍거나 무겁고 강론이나 설교가 너무 재미없고 무의미하며 오히려 ~하라 말라 식의 거룩한 잔소리만 가득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교회 성당 올 적에 헌금 들고 오는데..세상 모든 곳이 돈을 주면 그에 맞는 무언가를 준다.

그런데 헌금냈는데 오히려 마음에 기쁨은 커녕 부담만 주는 교회나 성당이라면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바꾸지도 못하고 오늘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회를 가야 한다면..그 마음을 보신 하나님 마음은 얼마나 기막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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