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임종석 이라는 분의 글을 올립니다.
평소 존경하는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님의 삶을 읽으며 고개가 숙여집니다.
진짜 목사입니다.
월급받고 사는 그런 목사들과 같지 않습니다.
월급받고 사는 게 나쁘거나 불의한 것 아니지만, 범브란트의 삶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편하게 예수믿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김3환-김ㅎ나 부자 목사의 세습 사건을 생각하자 어찌된 일인지 필자의 뇌리에는 목사님 한 분 이 떠올랐다.
리차드 범브란트 목사가 바로 그이다.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물려준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주님께서 지워준 십자가’라는 식으로 말한 김삼환 목사와 그분이 비교되어서일 것이다.
리차드 범브란트 (Richard Wurmbrandㆍ1909∼2001) 목사는 루마니아 공산치하에서 지하교회 운동을 하다가 두 번에 걸쳐 14년간의 옥고를 치른, ‘살아있는 순교자’ 또는 ‘철의장막의 바울’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유대인이었으나 종교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무신론자였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은 가난과 싸우며 살았으나, 나중에 실업계에 발을 들여놓아 상당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그러자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향락에 빠졌고, 그러다가 폐결핵에 걸려 요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싸우기도 했지만 몇 달 동안의 휴식으로 다행히 건강은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휴양을 떠나게 되었다.
무신론자이지만 그는 전에 ‘만약 하나님이 계시다면 당신은 당신의 존재를 저에게 나타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휴양 차 가게 된 산골마을에는 ‘죽기 전에 유대인을 주님께 인도하게 해 주소서’라며 기도하고 있는 한 늙은 목수가 살고 있었다.
‘예수님도 유대인 가운데서 태어나셨습니다. 저는 가난하고 늙었고 병들었습니다. 저는 유대인을 찾아 여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마을에는 유대인이 없습니다. 당신이 한 사람을 우리 마을로 보내주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데 온 마음을 다 하겠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범브란트는 그 사실을 알자 비로소 저항할 수 없는 어떠한 힘이 자신을 이 마을로 이끌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1200개나 되는 루마니아의 많은 마을들 중의 이 마을에 올 수가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마을에 도착하자 노인 목수는 젊은 남녀가 오랜만에 연인을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노인은 그가 온 것이 자기의 기도 결과라 확신하고 성경을 건네주었다.
그는 전에도 교양적 관심으로 성경을 몇 번인가 읽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그때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노인 부부가 자신을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해 주시라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성경은 글로 쓰인 것이 아니라 노인부부의 기도에서 일어난 사랑의 불길로 쓰인 것이었다.
그는 눈물 때문에 성경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죄로 물든 자신의 삶과 예수님의 삶을 비교하고, 또 자신의 불경함과 미움으로 가득 찬 마음을 주님의 사랑과 비교하면 눈물이 흘러 넘쳤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 주셨다. 그의 아내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들 부부는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했고, 인도를 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인도했다. 믿는 사람들이 자꾸자꾸 늘었다. 그래서 루마니아에 새로운 루터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그는 목사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교회를 설립하고 인도자로서의 역할을 했다. 목사 안수는 독학으로 공부하여 좀 더 한 뒤에 받았다.
그런데 그는 회개하고 예수를 믿게 되던 날 이런 기도를 했다. ‘하나님, 저는 무신론자였습니다. 이제 저를 러시아에 보내어 무신론자들에게 전도하는 선교사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러시아에 보내지 않으시고 러시아인들을 그에게로 보내 주셨다. 백 만 명의 러시아 군대가 루마니아로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동맹군’이라는 이름으로였다. 그러나 그들은 약탈자였다.
공산당이 정권을 잡자 기독교에 대한 핍박은 말할 수 없이 거셌다. 그라고 온전할 리 없었다. 잡혀가 감옥신세를 져야만 했다. 아내 사비나도 잡혀 갔고, 아들 미하이는 길거리를 방황하는 유랑아가 되었다. 미하이를 불쌍히 여겨 숨어서 도와준 어느 자매는 잡혀가 두들겨 맞고 불구가 되었다.
그가 두 번에 걸쳐 14년 동안 감옥에서 받은 고난은 말로는 이루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발목에는 안쪽이 톱날로 된 족쇄가 채워져 있고, 거꾸로 매달려 매질을 당하는 것은 보통이었다. 속옷 바람으로 냉동실에 끌려 들어갔다가 얼어 죽기 직전에 따뜻한 방으로 옮겨지고, 몸이 풀리면 다시 냉동실에 끌어넣어지는 고문을 반복해 당하기도 했다.
매질에 허벅다리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척추 끝이 깨어지기도 했다. 기절하면 찬물을 껴 얹어 정신이 들게 하고, 정신이 들면 다시 매질을 했다. 위가 터지도록 호스로 목구멍에 물을 쏟아 넣는 고문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저들은 그 같은 생명에 위험이 따른 고문 때엔 의사가 대기하고 있다가 맥박을 재어 보게 하는 등의 세밀성도 보였다. 비밀경찰이 아직은 필요로 하는 인물이 죽으면 적잖은 손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고문은 죽으려 해도 죽을 수조차 없는 생지옥과도 같았다. 성경 말씀을 기억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래도 그는 왕으로 오실 수 있었던 예수님께서 죄 없는 죄인이 되어 매를 맞는 길을 택하셨던 사실을 기억하려 애를 썼다. 그러면 자신이 맞는 한 대 한 대의 고통이 그분의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분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먹을 것 또한 인간의 입에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이라고 주는 것에는 썩은 양배추 조각과 씻지 않은 생선 내장이 거품 속에 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그릇을 다 비웠다. 그런 것이라도 먹어야 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를 위해 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감옥에서의 그의 삶은 신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우는 것이었다. 감옥 안의 성도들 대부분이 그랬다.
그와 같은 감옥에는 후르레스끄라는 성도가 있었는데, 죽지 않을 정도로 매를 맞은 뒤 빨갛게 달군 쇠갈고리고 고문을 당했다. 그리고는 굶주린 쥐들을 감방에 넣어 잠을 자지 못하도록 했다. 2주일 동안이나 밤낮 없이 서 있는 채로 고문을 받기도 했다. 아직 잡히지 않은 성도들의 거처를 대라는 것이었다.
별의 별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자 저들은 그의 14살 난 아들을 데려다가 눈앞에서 사정없이 채찍질을 해댔다.
“아들아, 말을 해야겠다. 더 이상은 차마 볼 수가 없구나.”
“아버지, 저는 주님을 파는 아버지를 원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견디십시오. 만약 이들이 저를 죽인다면 예수님과 조국을 위해 죽겠습니다.”
악이 받친 간수들은 소년을 그 자리에서 때려 죽였다. 소년은 주님을 찬양하며 숨을 거두었다.
저들은 밀고자로 만들기 위해 성도들에게 고통을 주는 극악한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넘어지는 사람이 없었다. 성도들은 고문을 견뎌내는 것뿐이 아니라 그런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주님을 증거 했다.
한 성도가 감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간수들이 나타나 고문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얼마 후 피투성이가 된 채로 돌아왔다. 정신을 차리자, 그는 자세를 바로 잡고는 “여러분, 제가 아까 어디까지 말했습니까?”라고 묻고는 다시 복음을 증거 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리차드 범브란트 목사가 갇혀 있는 감방 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이 내던져지듯 안으로 떠밀려 들어왔다. 30명이 갇혀 있었다. 처음에는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누군가가 소리쳤다.
“파피스코잖아!”
파피스코, 그는 공산정권에서도 가장 악랄한 고문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성도들이 그를 바로 알아보지 못한 것은 감방이 침침한 탓도 있었지만, 그러한 그가 설마한들 이런 감옥에 들어오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어서였다.
한 성도가 까닭을 물었다. 그의 말은 대충 이랬다.
얼마 전이었다. 그의 사무실로 보초를 서던 병사가 들어와서 보고를 했다.
“지금 밖에 열두어 살 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대위님을 만나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 꽃다발을 안고 왔습니다.”
그는 꽃다발이라는 말에 이상히 여겨 들여보내라 했다. 사무실로 들어온 소년은 몹시 수줍어했다. 왜 왔느냐고 묻자 소년이 말했다.
“대위님은 우리 엄마와 아빠를 잡아가신 분이에요. 오늘은 우리 엄마의 생일인데요, 저는 엄마의 생일이면 언제나 용돈을 털어 꽃다발을 사서 엄마에게 선물해 기쁘게 해드렸어요.
그런데 올해에는 대위님이 우리 부모님을 잡아가셨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요. 우리 엄마는 크리스천인데 늘 저에게 원수도 사랑해야 하고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지금 저에게는 그 엄마가 안 계시니까 이 꽃으로 대위님 아이들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꽃을 가지고 왔어요. 이 꽃다발을 저 대신 대위님께서 부인께 가져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악랄하기 그지없는 그도 사람이었다. 그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꽃다발을 받은 그는 한 팔로 소년을 끌어안았다. 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후로 그는 사람을 고문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필경에는 회개하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역시 죄 없는 죄인이 되어 체포되었다.
리차드 범브란트 목사는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6월 어느 날 석방되었다. 한낮의 초록색 나뭇잎이 싱그럽고, 너무도 조용해서 벌레들이 나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는 벽 뒤의 보초들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큰소리로 외쳤다. “하나님, 당신은 제가 감옥에 있을 때에도 저와 함께 계셨으므로, 이제 제가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해서 더 기뻐하지 않도록 도와 주십시오”
그는 일부러 푸른 풀을 밟으며 언덕길을 넘었다. 나무껍질을 만져보기도 하고 이름 모를 들꽃을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하며 큰길로 나갔다. 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때 루마니아에서의 석방된 죄수는 경멸 아닌 존경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이 낮선 그에게 전차 요금도 내주고 먹을 것도 주었다.
집에 도착한 그는 아내도 아들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의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손님들은 자정이 되어서야 돌아갔다. 그들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버님께서 겪으신 고통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들 미하이의 말에 그가 대답했다.
“미하이, 그동안에 성경을 다 잊어버렸지만 네 가지가 늘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첫째,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 둘째,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세주라는 것, 셋째, 영원한 삶이 있다는 것, 그리고 넷째로 사랑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김삼환 목사는 등록교인 10만 명에 1년 헌금만도 4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을 가리켜 ‘주님께서 지워준 십자가’라 한다. 왕 같은 제사장 아닌 왕 같은 호사를 누리는 것이 십자가라니 그런 십자가라면 지는 것을 뉘라서 사양하겠는가.
그런데 리차드 범브란트 목사는 예수께서 지신 십자가의 고통에 버금가는 고난을 당한 감옥으로부터의 출옥 때 “하나님, 당신은 제가 감옥에 있을 때에도 저와 함께 계시었으므로, 이제 제가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해서 더 기뻐하지 않도록 도와 주십시오”라 기도했다.
꽃방석의 권좌라 못할 것도 없는 초대형 교회 담임목사직을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 한 목사와, 십자가라 못할 것도 없는 고난의 감옥생활도 하나님께서 함께 계셨으니 그것을 끝내는 것을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목사의 신앙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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